![]() ▲ 경제 중심도시인 텔아비브 도시 전경 (wikimedia commons) |
이스라엘 기술 산업에서 대규모 인수·합병(엑시트)이 잇따르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수십억 달러 규모의 거래가 연이어 성사되면서 외환시장과 세수, 금융시장 전반에 파급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암논 샤슈아가 공동 창업한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 멘티 로보틱스는 모빌아이에 약 9억 달러에 인수됐다. 사이버 보안 기업 위즈는 구글에 320억 달러에 매각돼 이스라엘 사상 최대 엑시트 기록을 세웠고, 사이버아크는 팔로알토네트웍스에 인수됐다. 이 밖에도 아르미스와 앱스플라이어 등 여러 기술 기업이 대형 매각을 완료했거나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엑시트 확대는 기술 산업을 넘어 거시경제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스라엘 중앙은행은 최근 기준금리 인하 배경 가운데 하나로 기술 산업의 회복세를 언급했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술 기업의 자금 조달 규모는 약 58억 셰켈로, 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다만 대형 거래 규모에 비해 국가 재정에 직접 유입되는 세수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엑시트는 기업 자산 매각이 아니라 지분 매각 형태로 이뤄지며, 세금은 회사가 아닌 주주 개인에게 부과된다. 창업자와 직원은 자본이득세를 부담하지만, 외국인 투자자의 경우 상당 부분이 비과세 대상이어서 세수 효과가 제한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세금은 거래 체결 시점에 즉시 발생하지 않고, 주식 매각이나 옵션 행사 시점에 따라 수개월 또는 수년 뒤에 분산돼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대형 엑시트가 단기간에 재정 여력을 크게 개선하는 효과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외환시장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창업자와 직원 몫의 달러 자금이 셰켈로 환전되면서 셰켈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셰켈화는 최근 달러 대비 4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상승했다.
셰켈화 강세는 수입 물가를 낮추고 물가 안정에 기여하는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수출 기업의 수익성을 압박하는 부작용도 동반한다. 특히 환율 변동에 취약한 중소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엑시트 증가를 기업 경쟁력 약화가 아니라 성숙 단계에 이른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과 결합해 성장을 가속하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보고 있다. 대형 엑시트를 통해 축적된 자본과 경험이 다시 창업과 투자로 이어지며 기술 생태계의 선순환을 강화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