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합의에 따라 15일 석방 예정인 인질 3명은 모두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키부츠 니르 오즈 습격 당시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기 데켈-헨, 납치 후 태어난 셋째 딸 첫 대면 앞둬
![]() ▲ 키부츠 니르 오즈의 주민인 사기 데켈-헨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테러리스트에게 인질로 잡혀 가자에 498일째 억류됐다. © 가족 제공 |
사기 데켈-헨(당시 35세, 현재 36세)은 이스라엘-미국 이중국적자로,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키부츠에 침입하는 것을 목격하고 가장 먼저 경보를 울린 인물 중 하나였다. 주민들이 집 안의 방공호로 대피하기 시작하자, 사기는 임신한 아내 아비탈과 2명의 딸들이 방공호에 잘 있는지 확인한 후 키부츠 보안팀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수 시간 동안 계속된 포위 상황에서 사기의 마지막 연락은 오전 9시 30분이었다고 그의 아버지인 조너선 데켈-헨이 전했다. 조너선은 미국 코네티컷 출신의 히브리 대학교 교수로, 역시 키부츠 니르 오즈에 거주하고 있다.
사기의 어머니 네오미트도 이웃들과 함께 전동 카트에 태워져 가자로 끌려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이스라엘 방위군(IDF) 헬리콥터의 공격으로 테러리스트들이 혼란에 빠진 틈을 타 탈출, 부상을 입은 채 키부츠로 돌아와 구조됐다.
한편, 사기의 아내 아비탈은 지난 12월 셋째 딸 샤하르를 출산했다. 사기는 15일 석방되면 처음으로 새로 태어난 딸을 만나게 될 예정이다.
아비탈은 딸 샤하르 마잘에게 쓴 편지에서 출산 당시의 상황과 딸의 이름에 담긴 의미를 전했다. 편지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 ▲ 아빠가 납치되고 2달 만에 탄생한 사기와 아비탈의 셋째 딸 샤하르 마잘 데켈-헨 ©가족 제공 |
“임신 38주차였던 12월 11일 정오쯤, 하마스가 우리 집을 유린한 뒤 대피해서 머물던 호텔 한가운데 서 있었단다. 그때 진통이 시작됐지.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아빠에게 전화해서 차를 가져오라고 하는 거였어. 그런데 아빠는 여기 없었어. 납치됐으니까.”
아비탈은 출산 과정에서 남편 사기와의 연결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딸을 낳기 위해 힘을 주는 순간, 마음속으로 남편에게 지금은 혼자 하고 있지만 절대 그를 떠나지 않을 것이며, 서로를 위해 강해지자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아비탈은 딸의 이름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병원에서 딸에게 ‘샤하르 마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밝혔다. ‘샤하르’는 어둠 뒤에 오는 첫 빛이라는 뜻이며, ‘마잘’은 태아 때 아빠가 지어준 이름이라고 설명했다. 아비탈은 임신 소식을 들었을 때 남편이 이를 행운의 징조라고 표현했다며, 실제로 딸이 그들이 겪은 모든 일 이후 세상에 준 큰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사기 데켈-헨의 가족들은 그의 무사 귀환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풀려날 이스라엘-러시아 이중국적자 사샤 트루파노프
![]() ▲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에 의해 가자로 끌려간 사샤 트루파노프 © 가족 제공 |
지난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이스라엘-러시아 이중국적자 사샤 트루파노프(29)와 그의 가족 3명이 니르 오즈 키부츠에서 인질로 잡혔다. 사샤의 할머니 이레나 타티, 어머니 옐레나, 그리고 여자친구 사피르 코헨이 함께 납치됐다.
이스라엘에 다른 친척이 없는 러시아계 이스라엘 가족을 위해, 사샤의 친구들은 30명으로 구성된 비상 대책팀을 꾸려 수십 개의 하마스 동영상을 검토했다. 그들은 한 영상에서 사피르가 두 테러리스트 사이에 끼어 오토바이를 타고 가자로 끌려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아마존이 인수한 이스라엘 마이크로전자 기업 안나푸르나 랩스에서 엔지니어로 근무 중이던 사샤와 사피르는 최근 라마트간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이 때문에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으로 수백 명이 학살된 가자 국경 지역 사건 당시 친구들은 그들의 소재를 즉시 파악하지 못했다. 한 친구는 “사샤에게 전화했지만 받지 않았다. 그와 사피르가 니르 오즈의 가족과 함께 있었다는 것을 나중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후 사샤의 아버지 비탈리 트루파노프가 10월 7일 하마스의 학살로 사망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러시아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의 요청으로 어머니 옐레나와 할머니 이레나는 2023년 11월 29일 하마스에 의해 석방됐다. 사피르 코헨은 일주일간의 휴전 기간 중인 2023년 11월 30일에 석방됐다.
사샤의 가족은 15일 그가 무사하게 풀려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어머니 옐레나는 석방일이 안식일과 겹치기 때문에 안식일을 지키기 위해 아들을 만나게 되는 가자 경계 인근 군 시설에서 그의 귀환을 준비하고 있다.
야이르 호른 498일 만에 석방 예정…가족, 남아있는 동생 에이탄 걱정
![]() ▲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후 가자로 납치된 동생 에이탄(왼쪽)과 형 야이르 호른. 6차 석방에서 야이르만 풀려나고 에이탄은 계속 억류 상태이다. © 가족 제공 |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협정에 따라 야이르 호른(46)이 498일 만에 석방될 예정이다.
호른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 무장 세력이 이스라엘 남부 키부츠 니르 오즈를 기습 공격했을 때 납치되었다. 당시 마을 주민 4명 중 1명이 사망하거나 납치되는 비극이 발생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이스라엘로 이민 온 호른 가족은 사건 당일 로켓 공격 경보가 울리자 아버지 이치크가 두 아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에이탄이 “야이르의 키부츠에서는 미사일이 항상 머리 위로 지나가니 걱정 마세요.”라고 답변한 것이 가족과의 마지막 연락이었다.
야이르는 건설업에 종사하며 키부츠 니르 오즈의 중심 인물이었다. 그는 지역 행사와 축제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지역 펍을 운영하는 등 공동체 활동에 적극적이었다. 두 형제는 조카들과 함께 하포엘 브엘셰바 축구 경기를 관람하는 등 가족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아버지 이치크는 전했다.
야이르는 동생 에이탄(38)과 함께 납치되었으나, 에이탄은 이번 석방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어머니 루티 스트룸은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한 아들만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는 것은 어머니로서 쉽지 않다”며 “둘이 함께 있으면서 서로를 위해 힘이 되어주는 것이 그들의 힘이었다는 걸 안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야이르의 귀환을 기뻐하면서도 에이탄이 홀로 남게 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분리 순간 두 형제가 겪을 정신적 충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번 석방은 이스라엘-하마스 간 휴전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에이탄을 포함한 나머지 인질들의 안전한 귀환이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