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트럼프 회담, 역대 최고 대화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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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월 28일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회동 장면 (사진=기자청)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화요일 백악관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2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대면 회담을 가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회담을 “훌륭했다”며 “우리가 가진 최고의 만남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이 28일 보도했다.

이날 회담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별도의 공동 기자회견 없이 끝났다. 네타냐후 총리는 취재진에게 일부만 노출된 백악관 옆문을 통해 조용히 입장했고, 약 90분 뒤 별다른 요란함 없이 자리를 떴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2기 임기 시작 이후 두 정상 간 여덟 번째 만남이었다.

이번 회담은 두 정상 간 관계가 긴장돼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사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직전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으며, 미국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순조롭게 풀릴 것이라던 네타냐후 총리의 예측이 하나도 실현되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쟁은 뚜렷한 종식 시점 없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회담 직후 두 정상 간 불화설을 서둘러 진화하며 “완전한 협력과 상호 지지 속에, 이란이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한다는 공동 목표를 비롯한 여러 목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뤄진 회담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의 친구인 트럼프 대통령과 나눈 대화 중 최고의 대화 가운데 하나였다”며 “이스라엘의 안보와 미래를 위해 중요한 사안들을 조율하고 서로 생각을 나누는 자리였다”고 강조했다.

네타냐후 총리실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이날 오벌오피스 회담에는 마르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JD 밴스 부통령,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가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후 취재진에게 별다른 발언을 하지 않았고, 백악관도 회담 결과에 대한 별도의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다만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앞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회담과 함께 이번 회담도 “긍정적이고 생산적이었다”고 밝혔다.

회담이 끝난 뒤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은 나란히 백악관을 떠나 고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의 추모식에 참석했다.

이스라엘 총리실 수행단의 한 고위 관계자는 회담 직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우리는 모든 사안, 무엇보다 먼저 이란 문제를 논의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몇 주간 큰 관심을 받아온 이란의 지하 핵시설 ‘픽액스 마운틴’ 문제는 이날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또 다른 고위 관계자가 전했다.

회담에는 참석하지 않았으나 총리로부터 관련 내용을 보고받은 치피 호토블리 국가공공외교국장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의 비밀 지하 핵시설 건설 관련 구체적인 첩보를 전달하기 위해 백악관을 찾았다는 관측에 대해 “이날 하루 종일 퍼진 일종의 가짜뉴스”라고 일축했다.

호토블리 국장은 “우리는 우리 채널을 통해 미국 정보당국과 긴밀히 협력하는 법을 알고 있다. 첩보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회담이 필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회담 직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 시설과 관련해 미국도 이미 첩보를 갖고 있다며 “비비가 나에게 그 얘기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해,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호토블리 국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목표는 조율을 심화하는 것이었지, 대통령에게 이런저런 조치를 취하도록 압박하는 것이 아니었다”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에게 무엇을 하라고 지시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란 위협과 관련해서는 “이번 회담에서 우리가 같은 목표를 추구하고 있다는 깊은 공감대가 있었다”고 그는 전했다.

호토블리 국장은 또 미국이 가자지구 재건 추진이나 이스라엘군의 시리아·레바논 철수를 압박했다는 최근 며칠간의 보도와 달리, 이번 회담에서 그런 압박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앞선 한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애초 네타냐후 총리가 최소 한 분야에서 양보하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고 했으며, 이에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군의 가자지구 진입을 위한 시범 프로그램을 내각이 승인할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으로 전해졌다.

호토블리 국장은 “가자지구 문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우리가 어디쯤 있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가자지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짚어야 할 점은, 완전한 비무장화가 이뤄지기 전에는 재건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담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브라함 협정 참여 가능성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같이 벌어지며 워싱턴의 반발을 사고 있는 서안지구 내 유대인 정착민의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폭력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다뤄지지 않았다고 호토블리 국장은 덧붙였다.

이스라엘 측이 회담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 재개와 대이란 강경 노선을 압박하려 한다는 인식을 애써 축소하려 했지만, 변덕스러운 미국 대통령이 어느 방향으로 움직일지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실제로 상당한 우려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 한 명은 오벌오피스 회담 이후 채널12에 “우리는 지금 중대한 시기에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조만간 어느 방향으로 갈지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우리가 그를 떠미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모르는 척 눈을 감고 있는 것도 아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관련 이스라엘 정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시했다고 전했다.

채널12 보도는 이어 이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고 본다”며 이란을 다시 공격하는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 같은 공격이 “핵시설, 그동안 복구된 능력, 그리고 아직 타격하지 않은 표적들”을 겨냥한 “중대한 공격”이어야 하며, 이런 타격이 “정권의 안정성을 흔들” 잠재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편 백악관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는 이전 네타냐후 총리 방문 때와 마찬가지로 소규모 반이스라엘 활동가 그룹이 사이렌을 계속 울리며 시위를 벌였으나, 백악관 내부까지는 거의 들리지 않았다.

백악관 밖에서는 이스라엘 정착촌 감시단체 ‘피스 나우’가 의뢰한 대형 옥외광고 트럭이 서안지구에서 격화되는 정착민 폭력을 부각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네타냐후 총리를 믿지 말라고 경고하는 문구를 내걸고 동네를 돌았다.

트럭에 붙은 사진 설명에는 “네타냐후와 베잘렐 스모트리치, 이타마르 벤그비르가 정착민 폭력을 부추기고 있다”는 문구가 극우 성향 장관들을 겨냥해 적혀 있었으며, 정착민의 방화 공격 사진도 함께 실렸다.

J스트리트, 뉴주이시내러티브, 언엑셉터블DC 등 여러 유대계 단체들도 백악관 건너편에서 반네타냐후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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