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차기 정부 구성시 하레디 병역 기피자 체포 금지 철회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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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내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하레디(초정통파 유대인) 병역 기피자를 보호하는 법을 강행 처리한 지 2주 만에 이를 사실상 철회할 뜻을 밝히자, 차기 총선에서 네타냐후 총리를 낙마시키려는 야권 정치인들이 3일 “위선적인 스핀”이라며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비공개 회의에서 “토라를 공부하지 않는 자는 입대하거나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연립정부는 불과 2주 전 병역 기피자에 대한 체포를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켰으나, 이 법은 대법원에 의해 즉각 시행이 정지된 상태다.

리쿠드당발로 알려진 히브리어 매체 보도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회의에서 해당 법이 원래 취지인 하레디 입대율 제고에 실패했으며 차기 정부에서는 이런 법을 다시 추진하지 않겠다고 인정한 것으로 하아레츠가 보도했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 법은 긴장을 낮추고 하레디 입대자를 늘리려는 목적이었으나 실제로는 효과가 없었다. 따라서 차기 정부에서는 이런 법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어 “선거 이후 우리는 이스라엘군의 필요를 충족하는 완전한 병역법을 즉시 통과시킬 광범위한 국민통합 정부를 구성할 것”이라면서도, 예시바(유대교 신학교) 전일제 학생들에게 병역 면제를 부여하는 입법은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법은 지난달 크네세트(이스라엘 의회) 법률고문단과 법무장관, 이스라엘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찬성 58표, 반대 54표로 통과됐다. 병역 기피 하레디 남성에 대한 체포와 기소를 최소 7개월간 유예하고, 진행 중이던 형사 절차까지 동결하는 내용이다. 연정은 병역 기피자 체포가 하레디 사회의 입대 의욕을 오히려 떨어뜨린다는 논리로 이 법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법 시행을 즉각 정지시켰고, 법 자체를 무효화할지 여부에 대한 판결을 앞두고 있다. 연정 소속 정치인들은 정부에 대법원 결정에 불복종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는 성명을 통해 “네타냐후 총리는 복무 중인 국민을 바보로 여긴다”며 그의 발언 번복을 “한심한 스핀”이라고 평가했다. 베네트 전 총리는 “4년간 참모총장의 경고와 예비군들의 증원 요청을 무시하며 하레디 입대를 직접 막아온 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에는 국민이 자신의 말을 믿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그가 “하레디 단 한 명도 입대시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 초정통파 정당 샤스의 아리에 데리 대표가 “그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야시르당의 가디 아이젠코트 대표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린 글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사회 전체를 약화시키는 비열한 기피법”을 통과시킨 지 몇 주 만에 책임을 회피하면서 동시에 “실질적인 병역법 통과를 막아왔다”고 비판했다. 더데모크래츠의 야이르 골란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두고 “이스라엘 안보와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상실한 사람의 더 비열하고 냉소적인 스핀”이라고 규정했다. 이스라엘베이테이누의 아비그도르 리버만 대표는 네타냐후 총리가 “병역 기피자들 없이는 정부를 구성할 수 없다”며 하레디 정당들과의 오랜 정치적 동맹 관계를 지적했다.

초정통파 정당 토라유대교연합(UTJ)의 이차크 골드크노프프 대표도 네타냐후 총리의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이 발언이 “예시바 학생들의 지위를 규정할 의사도, 병역법을 도입할 계획도 없다는 것을 처음부터 알고 있던 사실을 확인해줬을 뿐”이라며 “그것이 우리가 정부를 떠난 이유”라고 말했다. UTJ는 지난해 대법원이 무효화한 예시바 학생 병역 면제를 되살리는 법안을 연정이 통과시키지 못하자 2025년 7월 연정에서 이탈한 바 있다. 골드크노프프 대표는 “체포법은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또 다른 스핀에 불과했고, 그것이 만들어진 것 자체가 유감”이라며 “선거 이후 우리는 예시바 학생과 콜렐(유대교 성인 학습기관) 학자들의 지위를 규정하는 쪽과만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와이넷과의 인터뷰에서 UTJ의 한 고위 소식통은 네타냐후 총리가 하레디 사회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며, “우리는 차라리 야당에 앉아 네타냐후 총리가 통과시키지 못한 법을 다른 이들이 통과시키도록 하는 편을 택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병역 기피자 체포·제재 강화를 공언해온 현재 야권과 하레디 정당들이 손을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하레디 정당들은 2024년 대법원이 정부에 하레디 남성 징집 개시를 명령한 이후 예시바 학생에 대한 병역 면제 입법을 강하게 요구해왔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면제가 취소된 초정통파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수만 건의 입대 통지서를 발송했으나, 대부분이 이를 무시하면서 다수가 탈영병으로 분류돼 체포 등 제재 대상이 됐다. 정부는 대법원의 체포 확대·재정 제재 명령 이행을 대체로 자제해왔지만, 소수의 하레디 남성이 병역 기피 혐의로 체포됐으며 이들의 수감은 하레디 정치인과 지지층 사이에서 상징적 사안이 됐다.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대가 고속도로를 막아서는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고, 일부 하레디 시위대는 관계자들의 자택이나 경찰서에서 폭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국영방송 칸은 지난달 체포 방해를 공공연히 자랑해온 한 반징집 단체가 실제로 정부 지원금을 받아온 사실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병역 문제를 둘러싼 갈등으로 샤스와 UTJ가 현재 총선을 앞둔 크네세트 휴회 전 연정 발의 법안들을 보이콧하자, 네타냐후 연정은 체포 동결법과 함께 토라 학습을 유대 민족의 “근본 가치”로 선언하는 논쟁적인 기본법까지 통과시켜 하레디 세력의 지지를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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