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국기, 그리고 평화를 뜻하는 아랍어와 히브리어 단어가 포함된 평화 운동 포스터. © 위키미디어 커먼즈 |
미국의 퓨리서치센터(the Pew Research Center)가 4일 이스라엘 국민의 ‘2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율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다고 믿는 이스라엘인은 21%에 불과했으며, 이는 지난 2023년 봄 대비 14%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2013년 해당 질문이 도입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번 조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이 일시 중단됐던 지난 2월 5일부터 3월 11일 사이에 이뤄졌으며, 이스라엘계 유대인 가운데 16%만이 평화로운 공존이 가능하다고 응답했다. 반면 아랍계 이스라엘인은 40%가 가능성을 믿는다고 답해, 공동체 간 인식 차이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설문에 따르면, 양측 간 신뢰 부족이 가장 큰 장애물로 꼽혔다. 전체 응답자의 75%는 이를 평화 정착의 ‘주요 장애물’이라고 답했다. 그 외 예루살렘의 지위 문제(70%)와 유대-사마리아 지역 정착촌 문제(52%)가 그 뒤를 이었다. 수년에 걸친 국제사회 개입과 협상에도 불구하고 이들 핵심 쟁점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스라엘인 56%는 자국 국민이 평화 정착에 여전히 헌신적이라고 답했지만,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해선 41%만이 같은 평가를 내렸다.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서는 47%가 어느 정도 평화 의지를 보인다고 평가했으며,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해서도 45%가 같은 의견을 밝혔다. 하마스에 대해서는 전체 응답자의 72%가 전혀 평화 의지가 없다고 답했고, 단 20%만이 일부 의지가 있다고 응답했다.
전후 가자지구 통치 방식에 대한 의견도 엇갈렸다. 이스라엘인이 가자를 통치해야 한다는 응답은 33%로, 2024년 봄의 40%보다 줄었다. 이 가운데 유대계 이스라엘인의 42%가 이스라엘의 통치를 지지했지만, 아랍계 이스라엘인의 45%는 가자 주민들이 자체적으로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고 봤다. 하마스의 향후 통치에 찬성한 비율은 단 1%에 그쳤다. 마무드 압바스 수반이 포함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통합안에 찬성한 비율은 6%, 압바스 수반을 제외한 안은 10%였다. 유엔이 가자를 관리해야 한다는 응답은 2%에 불과했다.
국제기구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서도 미국은 여전히 신뢰받는 외부 세력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81%가 미국이 평화 프로세스에 도움이 된다고 봤으며, 반면 이란, 유엔, 유럽국가들은 ‘무의미하거나 해롭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대해서는 51%가 이스라엘에 지나치게 편향됐다고 평가했으며, 42%는 균형 잡혔다고 봤다.
한편 국내 정치 지도자들에 대한 불신도 컸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53%가 부정적 평가를 내렸고, 야당 지도자인 베니 간츠(54%)와 야이르 라피드(54%)에 대해서도 비슷한 수준의 비호감도가 확인됐다. 팔레스타인 측 지도자에 대한 평가도 낮았다. 마흐무드 압바스 수반에 대해 85%, 이스라엘에 수감 중인 마르완 바르구티 파타 지도자에 대해 80%가 부정적으로 답했다.
종교적·이념적 간극도 드러났다. 세속파과 전통파는 팔레스타인의 평화 의지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국제사회 개입을 지지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종교파와 초정통파는 가자에 대한 이스라엘 통치를 더 지지하고 외부 세력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정치 이념별로는 좌파 성향일수록 정착촌과 예루살렘 문제를 주요 장애물로 꼽았으며, 우파는 정부의 평화 의지에 더 신뢰를 보이고 상호 불신을 가장 큰 장애로 인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