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우디아라비아 주도 연합군이 16일 예멘 후티 반군이 이슬람 성지 메카를 겨냥해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격추했다고 밝혔다. 투르키 알말키 연합군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사우디 방공망이 메카 남쪽에서 드론을 격추해 금지구역 진입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알말키 대변인은 후티가 메카를 겨냥한 시도는 2017년 7월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이번이 두 번째라고 말했다.
후티는 즉각 이를 ‘거짓’이라며 부인했다. 후티 정치국 소속 하젬 알아사드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메카를 겨냥했다는 주장은 이미 여러 차례 써먹은 낡은 거짓말로 더는 누구도 속지 않는다”고 썼다.
연합군은 보복을 예고하며 성지 안전이 ‘레드라인’이라고 경고했다. 연합군은 성명에서 “두 성지와 순례객의 안전은 레드라인이며, 연합군 합동사령부는 테러 조직인 후티 민병대에 대한 필요하고 강력한 억지 조치를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57개 이슬람 국가로 구성된 이슬람협력기구(OIC)도 이번 공격을 ‘잔혹한’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사우디는 15일 예멘과 접한 남부 지역 곳곳에 공격 가능성을 알리는 경보를 잇달아 발령했다. 이 경보에는 지난 2월 말 이란과의 전쟁이 발발한 이후 메카에서 발령된 첫 경보도 포함됐다. 경보는 예멘에서 발사된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으로 사우디 남부에서 13명이 다친 다음 날 나왔다.
후티는 16일 자체 제작한 공대공미사일로 사우디 F-15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주장했다. 후티군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예멘군은 알라의 도움으로 마리브주 상공에서 군사 동원을 지원하던 사우디 F-15 전투기를 자국산 공대공미사일로 격추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사우디가 그동안 450차례 공습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교전은 지난 7월 수년간 예멘 북부 일대를 장악해온 후티가 국제사회가 인정하는 예멘 정부군을 상대로 대규모 공세를 벌이면서 시작됐다. 유엔에 따르면 이달 들어서만 이번 분쟁으로 8만2000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
압둘라 알사아디 유엔 주재 예멘 대사는 예멘 국민이 자국 영토 전역에 국가 기관을 되찾기 위해 싸우고 있다며 국제사회에 후티에 대한 조치를 촉구했다.
예멘의 호소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집트는 후티의 홍해 공세 이후 항행의 자유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실질적 통치자(왕세자)와 압델파타흐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15일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한 항행의 자유와 안전 보장을 촉구했다고 이집트 대통령실이 밝혔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요충지다.
후티는 지난주 전격적인 공세로 예멘 홍해 연안 전역과 사우디 원유 수출의 핵심 통로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장악했다. 이는 중동 전쟁 확산으로 호르무즈 해협 해상 운송로까지 막히는 상황과 맞물려 있다.
2022년 이후 잠잠했던 예멘 내전이 재점화하면서 사우디는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미국 매체들은 지난주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미군의 개입을 직접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보도했다.
후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에서 사우디 선박을 제외하고는 항행에 위협이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해협에서 공격이 계속되면 선사들은 아프리카 대륙을 우회해야 해 수주가 걸리고 비용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협 봉쇄로 수에즈 운하를 통한 무역이 막히면 이집트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집트는 수에즈 운하 통행료를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삼고 있는데, 운하 통행료 수입은 후티가 가자지구 전쟁 당시 팔레스타인 연대를 내세워 2023년부터 홍해 선박을 공격하기 시작하기 전과 비교해 현재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다.
카타르는 15일 바브엘만데브 해협이 폐쇄되면 “전 세계에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티는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석유 시설도 공격 대상으로 삼아 국제 유가를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왕국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공격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며 ‘적대적이고 극단적인 접근’을 억제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작전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야히야 사리 후티군 대변인은 15일 사우디가 최근 24시간 동안 예멘에 52차례 공습을 가했다며 학교와 교량 등 민간 시설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우디의 공습에도 후티의 전선 장악은 뒤집히지 않고 있다. 미군 태스크포스는 사우디군에 대한 정보 공유와 작전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고 미국 당국자가 15일 AFP에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