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걸프 해저케이블 공격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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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해저 케이블 지도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이란 고위 안보 당국자 2명이 페르시아만 해저 통신케이블을 공격할 세부 계획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다시 공격할 경우를 가정한 계획이다. 로이터는 23일 익명을 전제로 한 이들의 발언을 보도했다.

이들은 공격을 어떤 방식으로, 정확히 어디에서 실행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당국자는 공격 뒤 복구를 막아 인터넷 연결을 포함한 통신 장애를 장기화하는 것이 이란의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미국과의 외교가 무산되면 역내 해저케이블이 재개된 분쟁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이란 당국자들의 기존 경고에 뒤이어 나왔다.

이 당국자는 이란이 공격받으면 해저케이블부터 비밀 기지를 포함한 군사기지까지 “더는 레드라인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 “불장난을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란이 해저케이블에 완전한 접근권을 갖고 있으며 쉽게 파괴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또 다른 당국자는 미국의 걸프 동맹국들이 해저케이블 피해의 책임을 이란이 아닌 미국에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걸프 동맹국들이 이런 디지털 인프라에 막대한 투자를 해 왔다고 전했다.

미국 국무부와 이란 외무부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걸프 국가들의 즉각적인 입장도 나오지 않았다.

야돌라 자바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정치국 부국장은 21일 이란 기반시설이 공격받으면 호르무즈해협 아래 주요 인터넷 케이블 7개를 겨냥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다. 이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 아라비아해를 잇는다.

로이터는 이번 계획이 미국의 군사작전이 재개되면 이전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이란 지도부의 확신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모센 레자이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11일 국영 프레스TV 인터뷰에서 미국과 연계된 걸프 지역 디지털 인프라가 재개된 분쟁에서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인프라에는 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AI) 시설이 포함된다.

알렉스 바탄카 워싱턴 소재 중동연구소(Middle East Institute) 이란프로그램 국장은 이런 위협이 재충돌을 억지하고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걸프 정부와 미국 기업이 지역 내 투자를 걱정하게 만들려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바탄카 국장은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이 투자 계획에 가하는 위험을 두고 걸프 국가와 기업 경영진이 그를 압박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 따르면 해저케이블은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의 약 99%를 운반한다. 다만 앨런 몰딘 통신조사업체 텔레지오그래피(TeleGeography) 연구이사는 이란 공격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 대역폭의 1% 미만만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기 때문이다.

분석가들은 케이블 여러 개가 끊기면 인터넷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금융 거래와 전자상거래, 클라우드 컴퓨팅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몰딘 연구이사는 영향의 정도가 운영사의 트래픽 우회 방식과 대체 회선 용량에 달렸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시에 연결을 복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험료 상승과 영해 진입 허가 지연도 수리를 더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홍해가 호르무즈해협보다 더 의미 있는 표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이 예멘의 동맹 세력 후티 반군의 지원을 받는다면 특히 그렇다는 것이다. 다만 이란은 홍해 케이블을 공격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몰딘 연구이사에 따르면 홍해를 통과하는 용량은 국제 데이터 수요의 약 3%를 차지한다. 이는 지역 간 이동 트래픽의 약 10%에 해당한다.

이란은 3월 걸프 지역의 미국 기술기업 시설도 타격했다. 이란의 공격은 아랍에미리트(UAE)의 아마존웹서비스(AWS) 시설 2곳을 직접 타격했고, 바레인 시설 인근 기반시설도 손상시켰다. 혁명수비대는 전쟁이 한창이던 3월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애플, 엔비디아 등 미국 기술기업을 정당한 공격 대상으로 지목했다.

걸프 정부들은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술 분야에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다. 이들은 세계 인공지능 거점으로 도약하려 하며 미국 기술기업과 협력을 강화해 왔다. 육상 연결망은 인터넷 트래픽의 대체 경로가 될 수 있다. 걸프 국가와 미국 기술기업은 회복력을 높이려 추가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030년까지 중동 전역의 해저·육상 연결망에 4억달러 이상(원화 환산액 기입 필요)을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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