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수니파 의원 “헤즈볼라 무장해제땐 이스라엘과 협정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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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21일 일요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대원들이 레바논 남부 제진 지구 아람타 마을에서 훈련 모습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즈)

레바논 수니파 하원의원인 푸아드 마크주미 국민대화당 대표는 헤즈볼라가 무장해제돼 더는 이스라엘 공격의 발판으로 쓰이지 못하게 되면 레바논도 이스라엘과 아랍국가 간 수교 틀인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크주미 대표는 지난주 중동 지역 매체 미들이스트24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마크주미 대표는 앞서 레바논군이 헤즈볼라의 무기밀수에 맞설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베이루트 남부 다히예 지역에 검문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그는 레바논 측이 스스로 무장세력을 해제해야만 이스라엘과의 외교관계와 교역이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현재 레바논 국경 일부가 국가 통제 밖에 있어 무기가 자유롭게 밀반입·밀반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크주미 대표는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맺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레바논이 아브라함 협정 가입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퓨처파이프인더스트리스 최고경영자(CEO) 겸 이사회 의장이자 레바논 국민대화당 창립자인 마크주미 대표는 레바논의 경제 회복과 향후 성장이 사법부 부패 척결과 헤즈볼라의 이른바 ‘병행국가’ 해체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병행국가란 헤즈볼라가 정부와 별도로 독자적인 군사·행정·복지 체계를 운영해온 상황을 가리킨다.

마크주미 대표는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선 재정 개혁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모든 투자자에게 공평하게 적용되는 규제 체계, 국가를 대표하는 단일 군사력, 만인에게 동일하게 적용되는 법치가 갖춰져야 자본이 유입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이런 조건을 이루려면 레바논이 헤즈볼라를 무장해제하고 “이념적 이유로 누군가 나를 전쟁으로 끌고 갈 여지를 없애야” 하며 국제 규정을 준수하는 탄탄한 은행 시스템을 갖추고 이스라엘과 평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반부패 단체 국제투명성기구가 발표한 2025년 부패인식지수에서 레바논은 100점 만점에 23점을 받아 182개국 중 153위에 그쳤다. 마크주미 대표의 이번 발언은 레바논 중앙은행이 프랑스계 컨설팅업체 알바레즈앤드마살에 2019년 10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의 거래 내역 감사를 맡기겠다고 발표한 것과 같은 주 나온 것이다.

이런 변화는 역내 파트너 국가로부터의 투자 확대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아브라함 협정 서명국인 아랍에미리트(UAE)는 이미 레바논의 주요 투자국으로 자리 잡았다. 타니 빈 아흐메드 알제유디 아랍에미리트 대외무역장관은 지난달 80여 명 규모의 대표단을 이끌고 레바논을 방문해 양국 관계 강화를 위한 정부 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예루살렘포스트와 접촉한 역내 분석가들은 아랍에미리트의 투자 확대가 베이루트를 이란·헤즈볼라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마크주미 대표는 헤즈볼라가 고용·의료·교육 공백을 메우며 경제·사회적 의존 구조를 만들어온 레바논 남부 지역에 대한 투자를 놓고 이미 관심 있는 인사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투자가 이뤄지면 레바논의 부유한 해외 교민들이 귀국을 고려할 수 있다고도 내다봤다. 그는 “나는 50개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데, 세계 어디를 가도 대기업이나 정부, 자문 역할에서 성공한 레바논인을 만날 수 있다”며 “레바논인들이 돌아와 나라를 재건할 의지가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내 아이들을 데려올 수 있는 국가, 헤즈볼라나 다른 무장세력의 위협 없이 법 아래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곳을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마크주미 대표는 경제·정치적 불안정으로 많은 레바논 청년들이 해외로 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암살 사건이 벌어지고 전쟁 위협이 상존하며 헤즈볼라가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나라에서 미래를 그릴 수 없어 졸업 후 곧바로 레바논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런 이주 흐름은 2019년 시작된 레바논의 장기 경제위기 속에서 더욱 가속화됐다. 베이루트아메리칸대학교가 발표한 수치에 따르면 2021~2022년 이주가 450% 급증했으며 2021년 한 해에만 약 7만9134명의 레바논 국민이 출국했다. 이 흐름으로 여러 산업 분야, 특히 의료 부문에서 심각한 인력 공백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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