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해군, 튀르키예 가자 선단 800㎞ 밖서 나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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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IDF) 정예 특수부대 샤예테트13과 미국 육군 특수부대의 합동 훈련 모습이다. (사진 출처: 이스라엘군 대변인실)

이스라엘 해군이 지난 5월 가자지구에 대한 봉쇄를 뚫으려던 튀르키예발 대형 선단 약 80척을, 해안에서 800㎞가량 떨어진 공해상에서 나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해군 고위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 작전을 비롯해 하마스·헤즈볼라·이란·후티를 겨냥한 해군의 해상 작전 전모를 10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군은 병력 약 600명을 투입해 미사일고속정 부대인 샤예테트3과 해군 특수부대 샤예테트13을 동원, 선단을 나포했다. 샤예테트13은 미국 네이비실에 상응하는 이스라엘 해군 최정예 특수부대다. 해군은 나포에 앞서 먼저 선단 전체의 위치와 대형을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 배 한 척을 먼저 나포하면 나머지 배들이 흩어져 도주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해군은 나포를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1차 나포 이후 샤예테트3 함대는 일단 물러나 봉쇄 대형을 다시 갖췄고, 흩어졌던 선단이 재집결하자 2차 나포에 나서 나머지 선박을 모두 확보했다. 선단 규모가 예상보다 컸던 탓에 해군은 여러 개의 이동식 해상 지휘본부를 두고 현장 지휘관들에게 상당한 재량권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함정과 지휘관은 최장 42일간 바다에 머물렀고, 짧게는 2주 반가량 작전에 투입됐다.

해군은 상륙함 2척을 개조해 체포된 활동가 600~700명을 수용할 대형 해상 구금시설로 활용했다. 이스라엘 교정당국 소속 인력이 별도 훈련을 받고 승선해 해상 구금 업무를 맡았다. 해안에서 먼바다에서 선단을 나포한 것도 이 상륙함들 덕분에 가능했다는 게 해군 설명이다. 기동 공간이 넓어 선박들이 도주를 시도해도 붙잡기 쉬웠기 때문이다. 작전 종료 후 모든 함정이 귀항하는 데 나흘에서 닷새가 걸렸지만, 상륙함에 식량과 물자를 충분히 실어둔 덕에 이송 기간이 길어져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한다.

해군은 이번 선단을 이스라엘의 정당성을 훼손하려는 함정으로 규정했다. 인도적 물자는 실려 있지 않았고, 소형 요트에 개인 소지품 정도만 있었을 뿐이라는 게 해군 측 주장이다. 해군 고위 관계자들은 샤예테트13이 나포 과정에서 상당한 자제력을 보였다며, 2010년 튀르키예 선박 마비마르마라호를 나포하는 과정에서 활동가 9명이 숨져 국제적 논란이 됐던 사건과 같은 상황을 피하기 위해 작전 계획을 세웠다고 밝혔다. 실제로 나포 과정에서 선단 측 일부가 화상과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폭죽을 함정에 던져, 이스라엘군의 치명적 대응도 정당화될 수 있는 상황이 벌어졌다. 하지만 현장 지휘관들은 위협이 크지 않다고 판단해 대응 수위를 자제했다.

해군은 이번 작전에서 헬기에서 특수 케이블을 타고 내려가 선박에 오르는 새로운 진입 기술도 처음 활용했다. 특수부대원 6명이 동시에 이 케이블을 타고 내려갈 수 있고, 하강 도중 갑판에 적대적 인물이 나타나면 하강을 중간에 멈출 수 있는 장치도 갖췄다고 해군은 설명했다.

해군은 이번 보도를 통해 가자 전쟁 기간 샤예테트13이 지상군과 함께 싸운 세 가지 방식도 처음 공개했다. 첫째는 라파 공격이나 북부 진격 개시처럼 신속하게 수행하는 단기 특수임무다. 하마스 병력을 남부로 유인해 북부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진격 공간을 확보하는 임무도 여기에 포함됐다. 둘째는 특정 여단에 중기간 배속돼 시파병원 작전처럼 시한부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셋째는 병력 30~50명 규모가 육·해·공군이 통합된 사단급 부대(여단의 4~5배 규모)에 수개월간 완전히 편입되는 방식으로, 특수부대가 다른 군에 가장 오래 ‘대여’된 형태였다.

이는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당시와 뚜렷이 대비된다. 당시 상부는 샤예테트13이 지상군과 직접 싸우는 것을 허락하지 않아 특수부대 활용도가 낮았다는 게 해군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번 가자 전쟁에서 샤예테트13 활용 방식이 달라진 것은 2006년 당시 하급 장교였던 인물들이 2023년 무렵 군 고위직에 올랐기 때문에 가능했던 시정 조치였다고 한다.

해군은 레바논과 시리아에 대해서도 이른바 ‘해상 목줄’을 쥐고 있다고 밝혔다. 시리아나 레바논, 리비아 등 이스라엘의 적대세력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미사일고속정 부대 샤예테트3의 화력이 미친다는 것이다. 일부 해군 고위 관계자는 레바논과 시리아 모두 이스라엘이 전면 해상봉쇄를 가하면 무너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는 현재 적극적으로 검토되는 방안은 아니며, 언제든 꺼낼 수 있는 전략적 지렛대로 남겨둔 카드에 가깝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헤즈볼라에 대한 봉쇄가 실행되지 않은 주된 이유는 헤즈볼라의 해상 경제적 지원망과 레바논 정부의 일반 해상 교역을 구분할 뚜렷한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리아에 대한 봉쇄 가능성은 더 낮게 점쳐지지만, 시리아가 자국 영토에 튀르키예산 레이더 등 장비를 반입하려 했을 당시 일부에서 대응 방안으로 논의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들은 현재의 상대적 안정 국면이 크게 악화할 경우, 이스라엘군이 실제로 봉쇄에 나서면 시리아가 경제적으로 버티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해군은 하마스·헤즈볼라 요인 제거 작전에도 관여한 사실을 새롭게 공개했다. 이스라엘군과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는 지난해 3월 24일 하마스 재정·기관 총책이자 정치국 핵심 인사였던 이스마일 바르훔을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서 제거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바르훔은 그보다 사흘 앞서 제거된 하마스 전 총리 이삼 알다알리스의 후임자였다. 당시 발표에서 빠졌던 사실은 이 작전을 해군이 수행했다는 점이다. 바르훔이 민감한 나세르 병원 부지에서 활동하고 있었던 탓에 정밀 타격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해군은 미사일함이 방어 임무를 수행하는 도중에도 별도로 공격을 준비할 수 있는 다목적 함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예컨대 가자지구 내 하마스를 공격하는 동시에 이스라엘의 해상 천연가스전을 방어하는 임무도 병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함정에 탑재된 다양한 정보 체계 덕분에 명목상 방어 임무 중이라도 공격 명령이 떨어지면 곧바로 실행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다고 한다. 일부 샤예테트3 함정은 원거리 감시·센서 장비와 76㎜ 함포를 갖춰 가자지구에서 기동하는 이스라엘군 대대급 지휘관과 실시간으로 사격을 조율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해군과 지상군 간 협조가 거의 없거나, 대대보다 세 단계 위인 남부사령부 사령관급에서만 이뤄져 대응이 크게 지연됐던 것과 대조된다. 이스라엘 해군 관계자들은 자국을 방문한 외국 해군 관계자들이 해군이 침투 중인 대대급 지상군과 실시간으로 직접 협조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움을 표했다고 전했다.

레바논에서도 해군의 새로운 작전 사실이 확인됐다. 해군은 지난 3월 5일 레바논 북부 항구도시 트리폴리의 베다위 팔레스타인 난민캠프에서 하마스 지휘관 와심 아탈라 알리를 정밀 타격으로 제거했다. 이곳은 지난 2월 28일 시작된 이스라엘-이란-헤즈볼라 충돌 첫째 주에는 공격받지 않았던 비시아파 지역이었다. 알리는 하마스 군사조직의 레바논 내 훈련과 군사훈련 전반을 총괄해온 인물로, 이스라엘군은 당시 그가 이스라엘 시민과 이스라엘군에 해를 끼칠 테러 공격 준비에 주력해왔다고 밝혔다.

해군이 이 작전에 투입된 것은 헤즈볼라가 기독교계 주민과 외국 외교관 등 민감한 민간인 사이에 몸을 숨기고 있던 지역에서 정밀 타격 능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공군은 건물 자체를 무너뜨릴 수 있는 반면 이번 타격은 대규모 파괴를 피해야 했다. 무인기는 계속 연료를 재보급하고 교체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들고, 갑자기 열리는 타격 기회를 놓칠 위험도 있지만, 함정은 한 달가량도 바다에 머물며 기다릴 수 있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이다. 실제로 이 작전에 투입된 함정은 공격 5일 전부터 현장에서 대기하며 최적의 시점을 기다렸고, 명령이 떨어지자 공군보다 훨씬 빠르게 타격을 실행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란을 겨냥한 작전에도 해군 정보 조직이 관여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3월 26일 해군 정보부대의 지원으로 이란 남부 항구도시 반다르아바스에서 알리레자 탕시리 이란 해군 사령관을 제거하고, 이란의 핵심 함대 순항미사일 생산시설과 잠수함 등 수중 위협 관련 시설을 무력화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해군 정보·작전 부서가 먼저 이란 해군 지휘부의 인적 구성과 활동 방식을 조사한 뒤, 탕시리를 포함한 표적들을 이스라엘군 정보당국과 공군의 표적 목록에 올렸다. 이후 이스라엘군 정보당국이 해군이 확보한 초기 단서를 토대로 실시간 정보를 확보해 공군에 전달, 최종 제거로 이어졌다고 한다.

해군 정보부대는 테헤란 내 핵심 순항미사일 생산시설 표적화에도 관여했다. 이 시설들은 이란 국방부 산하에서 운용되며, 원거리에서 해상과 지상 표적을 신속히 파괴할 수 있는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개발·생산하는 데 쓰였다는 것이다. 이런 무기는 호르무즈 해협 통항을 재개하려는 미국 등 동맹국을 겨냥해 쓰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작전들에 쓰인 정보 상당 부분은 샤예테트3과 기타 비공개 수단을 통해 수집됐다고 한다.

해군은 항공기와 무인기가 정기적으로 착륙·재급유를 해야 하는 것과 달리 함정은 훨씬 오래 해상에 머물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해, 본토에 대한 공중 위협 방어와 레바논 지상군 지원을 도맡았다. 이를 통해 공군 전력 대부분이 이란 공격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해군의 방어 활동은 수십 차례에 걸쳐 이뤄졌으며, 공군뿐 아니라 일부 무인기 전력까지 이란 쪽으로 돌릴 수 있게 한 것도 해군의 방어망 덕분이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예멘 후티 반군의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도 언급됐다. 바브엘만데브는 홍해로 들어가는 입구에 있는 해협으로, 후티가 이곳을 봉쇄하면 이스라엘 에일라트항의 해상 운항과 교역에 타격을 줄 수 있지만, 다른 나라들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다는 게 해군 설명이다. 미국·유럽연합(EU)·중동·아시아 각국의 교역량이 이스라엘 교역량보다 훨씬 많이 이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에일라트항 기능을 조속히 정상화하길 바라고 있지만, 2023년 10월 7일 이후로는 주로 하이파항과 아쉬도드항을 통해 해상 교역을 처리해왔다.

후티 문제 해결의 상당 부분은 사우디아라비아 등이 예멘 내 반후티 지상군에 공중 지원 등을 제공하는 데 달려 있다는 게 해군의 시각이다. 2017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 정부가 개입을 중단시키기 전까지, 사우디가 후티를 상당히 몰아붙이고 있었다고 보는 관측이 많았다. 다만 후티는 국가가 아닌 게릴라 조직이어서 병력 손실을 개의치 않는 만큼, 최선의 경우에도 완전히 제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해군의 판단이다. 이스라엘은 2023~2025년 있었던 후티와의 충돌이 재발할 경우에 대비해 해군력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스라엘군은 이란에 대해서도 해군력을 증강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흔히 알려진 것과 달리 바닷길로는 이란이 예멘보다 오히려 더 멀다는 것이다. 항공 거리로는 이란이 1000~1500㎞, 예멘이 1800~2000㎞ 이상으로 예멘이 훨씬 멀지만, 해로의 형태상 이란까지 가는 뱃길이 오히려 더 길고 시간이 오래 걸려 별도의 전력 증강이 필요하다고 해군 소식통은 전했다. 해군 지휘관들은 에일라트와 홍해 지역에 배치된 전력을 통해, 후티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함부로 도발하지 못하도록 강력하게 대응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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