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부기장, 극단주의 세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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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일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여객기 공격을 막은 승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에서 기장을 흉기로 찌른 부기장을 제압했다. (사진=이스라엘 기자청)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일 여객기 추락을 시도한 오만 국적 부기장이 “이슬람 급진주의 세뇌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부기장은 지난달 30일 두바이발 텔아비브행 플라이두바이(flydubai) 1073편 조종실에서 기장을 흉기로 찔렀다. 승객과 승무원이 그를 제압했다. 여객기는 사우디아라비아 타부크에 비상착륙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세뇌의 구체적 근거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한 이스라엘 당국자는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부기장이 소셜미디어(SNS)에서 유대인 살해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그는 자살할 의지가 있던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SNS 계정을 보면 지하드(성전) 이념에 급진화된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그는 “수사가 끝나야 확언할 수 있다”면서도 “여객기를 추락시키려던 자살 공격자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승객 진술을 인용해 부기장이 제압된 뒤 아랍에미리트(UAE) 국적 승무원들에게 자신을 죽여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도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공격자는 승무원들에게 ‘나를 죽여라, 나를 죽여라’고 외쳤다”고 밝혔다. 그는 이 발언이 자살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다고 했다.

이란 배후설…”선거 기간 추가 공격 가능성”

네타냐후 총리가 폭스뉴스와 인터뷰한 것은 24시간 사이 두 번째다. 그는 “이란이 공모했는지 말하기엔 이르다”고 했다. 다만 수일 내 이란 연계 여부를 결론지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 기간 이란과 그 대리세력이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인을 겨냥한 공격을 시도한다는 징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공격이 다시 시도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같은 날 부기장의 이란 연계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사 중”이라며 상대국들이 매우 협조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들은 바로는 연계됐다는 쪽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심은 인물인지 묻는 백악관 앞 취재진 질문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수사 관련 정보를 보고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병 UAE로 이송…송환은 난관

네타냐후 총리는 사우디가 억류 중인 부기장을 곧 UAE로 넘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스라엘도 신문에 참여해 사건 경위를 밝히겠다고 했다.

사우디 정부는 이후 기장과 부기장이 치료를 마치고 1일 오전 아부다비로 떠났다고 확인했다. 사우디는 UAE 보안팀과 함께 예비 조사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UAE 검찰총장은 부기장을 ‘테러 활동 또는 테러 의도’ 혐의로 수사한다고 발표했다.

이스라엘은 자체 조사에 착수했다. 보안 절차도 손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은 나라 출신 조종사가 입국 노선을 운항한 데 대해 “허점이 있었고 이를 바로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부기장을 이스라엘로 송환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비행기를 추락시켜 이스라엘인 180명을 살해하려 한 자는 이스라엘에서 가장 무거운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직접 송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사우디와 오만은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없다. 이스라엘은 UAE와 수교했지만 양국 간 범죄인 인도 조약은 없다.

승객 영웅들 “아무도 믿을 수 없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예루살렘 총리실에서 부기장 제압에 나선 승객들을 만났다. 야니브 하윤, 오르 파르딜로프, 쇼타 무사예프·시갈리트 무사예프 부부다.

승객들은 처음엔 다른 승무원도 공격에 가담했는지 알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부기장이 승무원과 영어로만 대화하도록 했다고 전했다. 한 승객은 “아무도 믿을 수 없어 상황 통제에만 집중했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들이 내년 독립기념일 공식 행사에서 횃불 점화자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총리에게는 점화자를 단독으로 정할 권한이 없다. 점화자는 공공자문위원회 선정과 장관급 승인 절차를 거쳐 결정된다.

흉기 찔린 기장 “회복 중”

UAE 주재 인도대사관은 이날 인도 국적 스미트 마차르 기장이 사우디에서 UAE로 옮겨져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대사관은 엑스(X)에 마차르 기장의 건강 상태가 양호하다고 적었다.

마차르 기장은 흉기에 찔린 뒤 조종실 문 잠금장치를 풀었다. 이 덕분에 승객과 승무원이 부기장을 제압할 수 있었다. 이후 기내에 있던 플라이두바이 소속 다른 조종사 2명이 타부크에 여객기를 착륙시켰다.

그 전까지는 승객 하윤씨가 기체 안정을 도왔다. 그는 TV 프로그램 ‘항공 재난’을 보며 방법을 익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채널12에 따르면 교대 조종사 2명은 텔아비브에서 두바이로 돌아가는 편을 운항하기 위해 탑승했다. 이 중 1명은 영국인이다. 원래 승무원만으로는 조종사 비행시간 제한을 넘기게 돼 교대조가 동승했다.

한 민항기 조종사는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교대 조종사가 없었다면 승객이 관제탑 무선 안내를 받아 ‘연착륙성 추락’을 할 수는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엄청난 기적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했다.

이스라엘은 수일 내 부기장의 이란 연계 여부를 결론짓고 UAE 신문에 참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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