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우주전 실체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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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정찰위성 ‘오페크 19’가 우주로 발사되는 장면 (사진=이스라엘 국방부)

이스라엘군(IDF)이 우주 공간과 전자기 스펙트럼에서 벌여온 ‘숨겨진 전쟁’의 일부를 공개했다. 이스라엘 일간 이스라엘 하욤은 4일 익명의 이스라엘군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위성통신망으로 이란 원거리 작전을 수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전자전 능력으로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에서 아군을 겨냥한 공격 수백 건을 막았다고 설명했다.

헤즈볼라는 지난 3월 9일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 과정에서 엘라 골짜기의 하엘라 위성기지를 타격했다. 이 기지는 베트셰메시 인근에 있다. 당시에는 큰 사건으로 보이지 않았다. 이스라엘 하욤은 이 기지가 의도적으로 선택된 표적이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베이루트와 테헤란의 공격 기획자들은 이스라엘의 전략 통신망을 끊으려고 이 기지를 노렸다. 이 통신망은 이스라엘이 전 세계에서 작전하고 병력을 투입하는 데 쓰인다. 이스라엘은 즉시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 하엘라 기지는 다른 시설과 함께 이스라엘 지상 기반시설과 우주를 잇는 역할을 한다.

고위 관계자는 이스라엘 하욤에 “위성통신은 전국 여러 비밀 기지에서 운용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략 위성 배치와 함께 이란에서 디지털 작전의 자유를 확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주를 실제 작전 전선으로 보는 나라는 이스라엘만이 아니다. 트로이 메잉크 미국 공군장관은 지난달 미국 공군·우주군협회 연례 회의에서 미국이 궤도에 무기를 배치했다고 공개적으로 인정했다. 그는 “미국은 적대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합동군을 방어할 수 있는 궤도상 우주통제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무기의 일부 세부 내용은 기밀로 남아 있다.

미국 당국자들은 이 같은 능력을 공개하는 데 억지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기 행정부 때 우주군을 창설했다. 에얄 자미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우주 분야에서 대규모 조직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자미르 참모총장은 이스라엘군 총참모부 산하에 전략 우주여단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 결정은 이스라엘 하욤이 처음 보도했다. 자미르 총장은 우주를 다년 군사계획 ‘호센’의 핵심 축으로 지정했다. 고위 관계자는 “우주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라 실제 전장”이라며 “이스라엘군이 해상·공중 무기체계에 투자했듯 이제 우주에도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 작업의 중심에는 총참모부 직속 스펙트럼·통신 작전기술 부대인 ‘스페라 여단’이 있다. 이 여단은 지난 1년 사이 이스라엘군 컴퓨터·사이버방어국 안에 들어섰다. 여단은 전자기 스펙트럼 우위 확보를 주도하고 이스라엘군의 전략 통신 능력을 보호한다. 전자기 스펙트럼은 정보와 통신을 전달하는 데 쓰이는 보이지 않는 주파수 대역이다.

여단의 보호 대상은 텔아비브 키르야 본부의 기밀 휴대기기부터 이란 상공을 나는 조종사의 통신망까지 아우른다. 조종사는 이 통신망으로 지상의 타격 지휘조와 교신한다.

고위 관계자는 “항공기가 국경에서 수백~수천㎞ 떨어진 곳에서 작전할 수 있는 것도 여단이 운용하는 위성통신망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란을 타격한 조종사들은 위성통신을 포함한 첨단 통신 능력을 활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는 먼 ‘3차 권역’ 전장을 국경의 ‘1차 권역’ 전선처럼 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500㎞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이 통신으로 작전했다”고 말했다. 또 “현대전의 핵심 전장인 우주에서 통신과 정보를 장악하는 쪽이 원거리 전력 투사를 가능하게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 강대국들은 우주에서 군사·민간 능력을 확보하려는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스라엘 하욤은 이스라엘군이 이 경쟁을 따라가려면 투자와 자원을 늘려야 한다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10월 7일 이후 이스라엘군이 활용하는 위성 수가 두 배로 늘었다”고 밝혔다. 군 당국자들은 실제 증가 폭이 이보다 크다고 인정했다.

그는 “지난 몇 년간 우주는 전쟁의 핵심 작전기술 기반시설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지난 5년간 우주 분야 투자 자원을 세 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그는 적의 발전에 대응해 새로운 능력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컴퓨터·사이버방어국은 주요 통신·기술 기업과도 협력하고 있다. 군 당국자들은 “2023년 10월 7일 ‘검은 안식일’ 공격 이후 스스로 생산하고 자체 능력에 의존해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들은 업계와의 협력이 이 목표에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3년간 이스라엘군이 거둔 성과 상당수가 우주 통신망 덕분에 가능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펙트럼전으로 적이 사격통제 고리를 완성해 기동부대를 타격하려는 시도를 교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적진 깊숙한 곳에서 이 능력을 가동해 하마스와 헤즈볼라, 이란 대리세력의 무기체계 작동을 여러 차례 막았다”고 밝혔다.

그는 “전쟁 중 이 분야의 전자전 능력 덕분에 많은 장병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또 “가자지구와 레바논 등에서 이 능력으로 아군 공격을 막은 개별 작전 사례가 수백 건에 이른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스라엘의 진정한 전략 자산”이라며 “이스라엘군이 필요한 어느 전장에서든 자유롭게 작전할 수 있게 한다”고 덧붙였다.

스페라 여단은 이스라엘의 다른 안보기관·방산업체와 긴밀히 협력한다. 전시는 물론 기술 분야에서도 주요 협력국인 미국과도 공조한다. 이스라엘 하욤은 이스라엘의 적들이 이 분야 활동을 감시하며 방해를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위 관계자는 “전쟁 기간 스펙트럼에서 적지 않은 방어·공격 상황에 대응했다”고 말했다. 그는 “스펙트럼과 통신에서 벌어진 일을 이해하지 않고는 이란과의 전투를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하욤은 여단이 전자기 환경을 공세적으로도 활용해 특정 장비와 시스템을 겨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레바논·이란·가자지구에서 진행된 이스라엘의 일부 영향력 공작에 여단 전문가가 관여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매체는 레바논 무선망으로 이란의 거점화를 경고하는 방송을 내보내거나 가자지구행 선단의 통신망을 장악하는 방식을 예로 들었다. 이스라엘군은 이 같은 작전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여단 장병들은 일상 업무도 맡는다. 이들은 국경 지역의 상시 마찰에 대응한다. 또 다른 안보·민간 기관과 조율해 주파수 충돌과 상호 간섭을 막는다.

고위 관계자는 1965년 시리아가 스펙트럼 관련 수단으로 이스라엘 첩보원 고 엘리 코헨을 붙잡았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 이후 스펙트럼 활용이 극적으로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정의 휴대전화와 스마트워치부터 최첨단 무기체계까지 거의 모든 시스템이 이 영역에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세계적으로 매우 좋은 위치에 있지만 늘 개선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스펙트럼과 통신, 디지털 영역을 장악하는 쪽은 때로 첫 발을 쏘기 전에 이미 상당한 작전 우위를 확보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보다 사람이 결정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고의 인력이 세계 곳곳에서 일하고 있다”며 “이들 덕분에 우리 시스템이 모든 목적지에서 작동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첨단 우주 능력을 최대한 활용하고 위협에 적응적으로 대응하는 인공지능(AI) 도구를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또 회복력과 작전 지속성을 강화해 진화하는 전자기 위협 속에서도 이스라엘군의 작전 자유를 지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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