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이스라엘 총선을 닷새 앞두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진영과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Yashar) 대표 진영이 의석 예측에서 동률을 보였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22일 자매 사이트 즈만 이스라엘의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에서 유대계 정당 중심의 양대 진영은 각각 51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진영 모두 과반인 61석에 미치지 못했다.
총선은 27일 치러진다. 의석 120석의 크네세트(의회)에서 과반 연정을 꾸리려면 61석이 필요하다. 아랍계 정당은 모두 14석, 비동맹 정당인 예비군당은 4석을 얻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 진영이 과반을 만들려면 특정 정파와 손잡지 않겠다는 선거 공약을 뒤집어야 한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수주 동안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양쪽 모두 과반에 못 미쳤다고 전했다. 어느 쪽도 연정을 구성하지 못하면 2027년 초 재선거가 열린다. 이 경우 네타냐후 총리는 과도 총리로 남는다.
정당별로는 아이젠코트 대표가 이끄는 야샤르가 23석으로 가장 많았다. 지난주 조사보다 3석 줄었다.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는 21석으로 2위였다. 지난주보다 1석 늘었다. 이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 지지를 밝힌 지 며칠 뒤에 나왔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총리의 베야하드(B’Yachad)는 11석으로 3위였다. 강경 성향의 이스라엘 베이테누는 9석을 얻었다. 아랍계 공동명단도 9석이었다. 초정통파 샤스와 토라유대주의연합, 좌파 성향의 민주당, 극우 오츠마 예후디트는 각각 8석이었다. 극우 성향의 종교시온주의당은 6석이었다.
역사적으로 이슬람주의 성향인 라암은 5석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군당은 의석 배분 기준인 득표율 3.25%를 간신히 넘겼다. 오페르 윈터 대표의 우파 정당 이스라엘 국민당(People of Israel)은 이 기준을 넘지 못했다. 이 정당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만 참여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와 리쿠드 후보들은 이 정당을 거듭 공격했다. 득표율 3.25% 미만 정당에 던진 표는 의석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조사는 14~15일 유대인과 아랍인 응답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오차범위는 4.4%다.
조사 결과 네타냐후 총리에 반대하는 정당의 의석은 모두 65석이었다. 여기에는 아랍계 정당 2곳의 14석이 포함됐다. 야샤르와 유대계 야당 대부분은 이 두 정당과 연정을 꾸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라암은 향후 정부 참여에 관심을 보였고 이스라엘을 유대 국가로 인정하고 있다. 야당들은 네타냐후 총리와 연정하지 않겠다고도 공언했다.
응답자에게는 네타냐후 총리가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정계에서 은퇴해야 하는지도 물었다. 60%에 육박하는 응답자가 은퇴해야 한다고 답했다. 29%에 가까운 응답자는 정치를 계속해야 한다고 답했다. 나머지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27일 총선에서 누구를 뽑을지 최종 결정했는지도 물었다. 87%는 결정을 마쳤다고 답했다. 친네타냐후 진영과 반네타냐후 진영 사이에서 아직 정하지 못한 응답자는 2.4%였다. 선거운동 막바지 몇 달 동안 마음을 바꿨다는 응답은 25%를 넘었다. 진영을 바꾼 응답자는 19.6%, 같은 진영 안에서 정당을 바꾼 응답자는 6%였다. 74% 이상은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스라엘군(IDF) 참모총장을 지낸 아이젠코트 대표는 22일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을 찾았다. 유대교 최고 성지에서 그는 엇갈린 반응을 받았다. 지지자들은 손을 흔드는 그에게 “다음 총리”와 “우리를 구해 달라”고 외쳤다. 반대자들은 “비비, 이스라엘의 왕”이라고 소리쳤다. 이스라엘 매체 아루츠 셰바(Arutz Sheva)가 이같이 전했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는 경호 인력이 그를 에워싼 모습이 담겼다.
네타냐후 총리는 아루츠 셰바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젠코트 대표를 공격했다. 그는 이번 선거가 “나와 트럼프냐, 아이젠코트와 아바스냐”의 대결이라고 말했다. 아바스는 라암의 만수르 아바스 대표를 가리킨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선언을 언급한 발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야권 정부에 아랍계 정당이 참여할 것이라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아이젠코트 대표와 대다수 야당은 이를 배제한 상태다. 네타냐후 총리는 선거에서 지면 “좌파”와 아랍계 정당이 차기 정부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유럽에서 벌어지는 일의 복사판”이라고 불렀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프랑스 소요 사태를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야권이 다음 선거를 겨냥해 인구 구성을 바꾸려고 팔레스타인인 수십만 명에게 시민권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아이젠코트 대표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할 능력이 없고 경험도 재능도 없다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20일 북부 키르야트시모나 인근을 찾아 신설 대학 개교를 축하했다. 사정을 아는 소식통 2명은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아비하이 스턴 키르야트시모나시 시장이 총리실 참모진의 압박 속에 선거운동 영상에 출연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가 올린 영상에서 스턴 시장은 “당신을 믿는다”고 말했다. 국민이 “누구를 뽑아야 할지” 알게 되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쉽다. ‘마할’에 투표하라”고 덧붙였다. 마할은 투표용지에서 리쿠드를 가리키는 히브리어 문자다.
소식통들은 스턴 시장이 영상 출연이나 네타냐후 총리 지지로 비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키르야트시모나에 필요한 일”을 위해 응했다고 한다. 총리실 요청을 거절하면 대학 재정 지원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다만 누군가 지원 중단을 명시적으로 위협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이들은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영상 공개 뒤 나온 히브리어 매체 보도를 인용해 스턴 시장 측근들이 그가 리쿠드 지지를 명시적으로 호소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소식통들은 총리실이 개교 직전 대학 이름 변경을 요청했다고도 밝혔다. 당초 텔하이대학이던 이름은 ‘갈릴리 키르야트시모나 텔하이대학’으로 바뀌었다. 도시와의 연관성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키르야트시모나는 전통적으로 리쿠드의 강세 지역이다.
스턴 시장은 수년간 네타냐후 총리의 대표적 비판자였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전투를 벌이는 동안 정부가 키르야트시모나와 북부를 방치했다고 비판해 왔다. 네타냐후 총리도 전쟁 중 스턴 시장과 오랜 불화를 겪었고 이 도시를 거의 찾지 않았다. 북부 주민 대규모 대피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도시 중 하나였는데도 그랬다. 2024년 6월 거의 전 주민이 대피한 이 도시를 찾았을 때도 총리는 스턴 시장을 만나지 않았다.
한편 보안기관 신베트(이스라엘 보안국)는 27일 총선을 앞두고 “외국의 영향력 공작”에 쓰인 소셜미디어 계정을 다수 삭제했다고 밝혔다. 신베트는 국가검찰청 사이버 부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협력해 해당 계정을 식별했다고 설명했다. 신베트는 “선거의 공정성을 지키고 부적절한 외국의 영향력 행사 시도를 막기 위한 공동 노력의 일환으로 이 계정들을 인터넷에서 삭제했다”고 밝혔다. 삭제한 계정 수와 배후로 지목된 국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