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스라엘 총선 최종 결과가 발표된 지 이틀이 지났지만 정부 구성의 해법은 보이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진영과 야권 모두 교착 상태를 벗어날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통합정부 구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그러나 정당 지도자 사이의 뿌리 깊은 불신을 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양측 모두 핵심 선거 공약 일부를 포기해야 한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우파 진영에서는 고위 장관들이 통합정부 출범 가능성을 낮게 본다. 리쿠드의 한 고위 관계자는 “각 진영에 요구되는 정치적 양보가 너무 커서 이런 정부가 들어설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통합정부를 택하면 선거 공약을 뒤집어야 한다. 전통적 정치 파트너와의 연대도 깨야 한다. 오츠마 예후디트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대표는 최소한 배제해야 하고, 일부 초정통파 정당도 제외될 수 있다.
야권도 같은 처지다. 야권 정당들은 네타냐후 총리나 초정통파 정당과 연정을 꾸리지 않겠다고 공약했다. 이는 병역 의무를 확대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약속과도 맞닿아 있다. 통합정부에 들어가려면 이 공약을 다시 따져봐야 한다.
야권 내부에서도 향후 방향에 대한 합의는 없다. 지도자마다 정부 구성 방식이 다르다.
야이르 골란 민주당 대표는 아랍계 정당 연합인 합동명단의 지지나 기권에 기대는 정부를 강하게 밀고 있다. 만수르 압바스 대표가 이끄는 라암을 연정 파트너로 끌어들이는 방안도 거론한다.
반면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베이테누 대표는 이런 구상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혔다. 리베르만 대표는 크네세트(의회) 의장직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부인했다. 그는 “그 자리를 맡을 뜻이나 의사가 전혀 없다”고 적었다.
야권 일각에서는 2~3년 버틸 수 있는 정부라면 공약 파기의 정치적 비용을 감수할 만하다는 시각이 있다. 하지만 몇 달 만에 무너져 재선거로 이어질 취약한 연정을 세울 이유는 없다고 본다. 골란 대표와 리베르만 대표가 정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가운데 다른 지도자들은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가디 아이젠코트 야샤르 대표는 야권 최대 정당을 이끈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대통령과 협의한 뒤 정부 구성 권한을 넘겨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29일 지지자들에게 좋은 정부를 세워 유권자의 선택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법은 설명하지 않았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선거 운동 기간 필요하면 소수 정부를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잠재적 연정 파트너가 모두 이 방식을 받아들일 태세는 아니다. 토라유대교연합은 초정통파 공동체에 유리한 병역법을 요구하고 있다. 아이젠코트 대표는 공정하고 형평에 맞는 병역법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차라리 재선거를 치르겠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
나프탈리 베네트 베야하드 대표도 변수다. 베네트 대표는 아랍계 정당의 지지나 기권에 기대는 정부를 지지하지 않았다. 아이젠코트 대표에게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지도 불분명하다.
베네트 대표의 입장은 리베르만 대표와 가깝다. 그는 아랍계 정당에 의존하는 정부가 오래가기 어렵고 빨리 무너질 것으로 본다. 그러면 네타냐후 총리가 압도적 다수로 복귀해 장기 집권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야권의 야이르 라피드는 대안에 상대적으로 열려 있다. 정치권 소식통들은 라피드가 안정적인 정부가 상당 기간 유지될 수 있다면 검토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이젠코트 대표와 라피드는 저녁에 만났다. 두 사람 명의의 성명은 선거 결과를 논의하고 유권자의 뜻을 실현하기 위한 다음 단계를 조율했다고 밝혔다.
아이젠코트 대표가 검토하는 또 다른 방안은 초정통파 정당의 지지나 기권으로 출범하는 소수 정부다. 특히 토라유대교연합이 협조하는 경우다. 토라유대교연합이 정부 구성을 허용하면 아이젠코트 진영은 55석, 네타냐후 진영은 53석을 확보한다.
이 방안을 둘러싼 의구심도 적지 않다. 일부 인사는 초정통파 정당이 양쪽을 저울질한다고 우려한다. 아이젠코트 대표와의 협상을 네타냐후 총리에게 쓸 협상력을 키우는 데 이용하면서 힘들었던 의회 임기로 추락한 정치적 입지를 회복하려 한다는 것이다.
야권의 한 소식통은 “초정통파 선택지는 위험하다. 이들과 장기적 협력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 불분명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리베르만 대표와 베네트 대표가 핵심 선거 공약을 깨야 하므로 정치적 비용도 크다”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아이젠코트 대표가 그 가능성을 추진하고 있지만 초정통파가 네타냐후 총리가 이끌지 않는 정부에 진심으로 협력할지는 확실치 않다”고 덧붙였다.
라피드는 30일 페이스북에서 지지자들에게 인내를 당부했다. 그는 “압승은 아니었다. 판정승이었다. 그래도 승리는 승리다”라고 썼다. 이어 “이제 정말 어려운 일이 남았다. 바로 정부를 구성하는 일이다”라고 밝혔다. 그는 화요일에 줄을 서서 투표한 사람들과 투표하려고 일부러 귀국한 사람들, 투표소 밖에서 8시간 동안 설득에 나선 사람들에게 빚을 졌다고 했다.
라피드는 협상이 쉽지 않고 아무것도 약속할 수 없다고 인정했다. 그는 “간단한 공식은 없다. 정부 구성은 복잡한 정치 과정이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월요일 아침에는 없던 것이 하나 있다. 압도적 다수의 이스라엘 국민이 이것을 원한다고 분명히 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 국민에게 특히 하기 어려운 부탁을 드린다며 “인내”를 호소했다.



